엄마가 말한다. 나는 살면서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영정사진을 보고 자기가 엄마를 닮았다고 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나도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내가 엄마를 닮았다는 것을. 엄마가 알콜중독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내가 봤던 것처럼, 엄마도 엄마의 엄마가 알콜중독으로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 봤을 거라고.
나도 엄마와 닮았다는 얘기 • 아빠와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대가리가 컸으며 코가 납작했고 우리 어머니는 눈이 째졌으며 턱이 사각졌다. 그 모든— 단점들을 내가 가지고 태어났다. 엄마는 종종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쁜 걸 모조리 줬다고.
쓰다 보니 외할아버지가 오열하신다. 어른들의 숨길 수 없는 슬픔은 항상 나에게 부담스러웠다. 간만에 받은 엄마의 전화는 울먹거렸고 슬퍼 보였다.
장례식에 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괜찮아? 그리고, 너희 아빠는 안 됐다.
우리 아빠가 대체 뭐가 안 됐다는 건지. 지금 이걸 쓰는데 엄마가 알콜중독에 대해 말한다. 술에 취한 상태로. 외할머니의 사인도 알콜중독에 가깝다고 한다. 우리 집안은 왜 이 꼴일까.
쓰다 보니 잠이 온다. 술도 담배도 너무 많이 했다.